F.OUND X 뮤지션리그
Saltnpaper

# Sincerely
두 번째 만남이다. <파운드 매거진>은 작년, 눈바람 날리던 계절에 그를 인터뷰했다. 이후 1년 6개월이란 시간 동안 그는 <One Heart> <잘 자 + Island> <Awe Fin>이라는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 늦봄엔 여덟 곡을 꽉꽉 눌러 담은 EP 앨범 <Spin>까지 완성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1990년대 록과 힙합을 들으며 자란 10대 시절의 ‘마이클 윤민 킴’, 에픽하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힙합 크루 맵더소울의 멤버 ‘MYK’, 원맨밴드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솔튼페이퍼’는 모두 ‘그’가 가진 이름들이다. 이 세 가지 이름은 그가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멈춘 것 없이 함께 성장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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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ee At Last
오늘 오전에 라디오 프로그램 <모닝스페셜>에 출연했죠? 어땠어요? 
오늘은 영어로 말하는 거라 좀 더 편하게 했어요. 간단한 소개랑, MYK에서부터 솔튼페이퍼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노래도 라이브로 몇곡 불렀어요.

지난주엔 <스페이스 공감>에도 나왔죠? 
메인으로 출연할 수 있는 음악 방송이 많지 않은데, <스페이스 공감>에선 열 곡 이상 부를 수 있었어요. TV에서 콘서트 하는 느낌이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사실 처음에 방송했을 땐 되게 어색했는데, 하면 할수록 좀 편해지는 부분이 생겼죠. 이번에 그걸 확실히 느꼈어요.

8월 29일엔 뮤지션리그에 미공개 곡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Free At Las’란 곡인데요. 이 곡은 뮤지션리그를 통해서만 발표했어요. 2012년 무렵, 솔트페이퍼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에 작업하면서 만든 곡인데, 솔튼페이퍼 미니 앨범을 만들면서 미처 발표하지 못하게 됐죠. 그런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다시 공개하게 됐어요.

뮤지션리그는 최근에 시작한 거로 알고 있어요.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플럭서스로 회사를 옮기면서 뮤지션리그도 같이 시작하게 됐죠. 그래서 아직은 다른 뮤지션이 활동하는 걸 많이 보진 못했어요. 기회 될 때마다 틈틈이 어떤 콘텐츠가 올라오는지 보려고 해요.

사운드 클라우드도 함께 이용하고 있더라고요. 뮤지션리그는 다른 음악 채널들과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사운드 클라우드나 유튜브 같은 여러 채널이 있죠. 그런데 뮤지션리그처럼 명확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인디 신에 있는 뮤지션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올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도 좋고, 그 콘텐츠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리고 네이버뮤직 안에 뮤지션리그가 함께 들어있기 때문에, 일반 음원을 찾아 듣는 사람들도 뮤지션리그에 접근하기가 쉬워요. 그래서 전 사운드 클라우드보단 뮤지션리그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이에요.

뮤지션리그를 통해서 활동하고 싶은 다른 분야도 있나요? 
음악 활동을 줄곧 해왔지만, 미디어에 그렇게 많이 노출된 편은 아니에요. 그래서 뮤지션리그를 통해 제가 직접 제작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는 최대한 많이 만들고 싶어요. 네이버뮤직에선 뮤지션들을 위한 온스테이지 영상 같은 콘텐츠도 제작해서 꾸준히 올리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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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K a.k.a. Saltnpaper
<Spin> 앨범 내면서 활동 범위가 부쩍 넓어졌어요. 그사이에 새 레이블과 함께 일하게 됐고요. 
2012년부터 1년 동안 드림팩토리에 있다가, 거길 나온 후에는 매니지먼트 없이 쭉 혼자 활동했어요. 이번에 들어간 플럭서스는 이전부터 저랑 관계가 있었던 레이블인데요. 그곳에 계시는 대표님과 친분도 있었고, 또 제가 플럭서스에 CD를 들고 찾아간 적도 있어요. (웃음) 이제는 이렇게 함께 하게 됐네요.

솔튼페이퍼라는 이름은 드림팩토리 시절 생긴 거였어요. MYK와 솔튼페이퍼라는 이름은 계속 둘 다 가지고 가는 거죠? 
맞아요. 이름이 두 개라서 스스로도 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솔튼페이퍼라는 이름은 이승환 선배께서 “MYK와는 다른 색을 가진 뮤지션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해서 붙여준 이름이지만, 사실 에픽하이와 함께 크루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솔튼페이퍼 같은 색깔이 이미 있었어요. 어쿠스틱한 느낌이요. 2010년에 냈던 EP 앨범은 어찌 보면 MYK와 지금의 솔튼페이퍼를 합친 색깔이었죠. 그런데 최근엔 이렇게 정리가 됐어요. 솔튼페이퍼는 하나의 밴드인데, 거기에 멤버가 한 명 있는 거죠. 그 사람이 MYK인 거예요. 그렇게 MYK는 어떤 팀의 멤버가 될 수 있는 사람이죠. MYK는 에픽하이 크루인 맵더소울의 멤버이기도 하고, 솔튼페이퍼라는 원맨밴드의 멤버이기도 해요.

MYK는 맵더소울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작곡, 랩, 노래, 악기 연주까지 한 뮤지션이에요. 그런 음악적 기반은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건가요? 
1990년대에 붐이었던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얼터너티브 록을 많이 들었고요. 이스트 코스트,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 랩에도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그 주변에 있던 인디 힙합 신도 관심을 쭉 가졌었고. 그리고 그땐 MTV도 진짜 많이 봤어요. TV를 끼고 살았죠. (웃음)

음악을 시작한 것도 미국에서였죠? 
10살 무렵부터 라디오나 TV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이런 노랜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기본적인 스트럭처(Structure)를 배우는 건 어렵지 않더라고요. 문제는, 유명한 가수의 곡처럼, 노래를 ‘좋게’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거였죠. 집에서 카세트 두 개로 녹음도 해보고, 노래에 악기도 얹어보고 하면서 작곡하는 연습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장르적으론 록을 가장 먼저 시작한 거죠? 
기타를 제일 먼저 배웠으니까요. 대중적인 랩이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같은 팝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제일 하고 싶은 건 록이었죠. 밴드 만들어서 기타 연주도 하고, 보컬 친구가 노래하면 저는 거기다 랩 얹어서 하고 그랬어요. 디제잉도 같이 하고요. 

미국에서 계속 활동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으로 들어와 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뭐였나요? 
MI(Musicians Institute)를 다녔는데 재미가 없어진 것도 있고, 밴드를 하면서는 더 이상 길이 안 보였던 이유도 있어요. 그 밴드에선 저 혼자만 죽어도 음악은 계속 해야 해, 하는 의지가 있었어요. 친구들은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구해서 가고 할 때, 저는 슬럼프가 왔었죠. 그러다 한국에 한번 놀러 가보면 어떨까 싶어서 오게 됐어요. 타이밍이 참 좋아서 한국에 와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의 길을 찾으려고 온 건 아니었지만, 타블로 형이나 다른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는 미국 갈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웃음)

미국에서 약 20년을 살고, 한국에서 10년 정도를 산 경험이 음악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저한텐 두 가지가 있어요. 재미교포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도 있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서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음악으로 풀어낼 때, 그 프로세스(Process)가 조금 더 깊어져요. 전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니까요. 자란 건 미국인데, 그렇다고 한국에서 음악을 한 시절이 짧은 것도 아니에요. 저를 키웠던 음악은 웨스턴이지만, 한국적인 정서도 분명 가지고 있는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이 저도 참 흥미로울 때가 있어요. 

“음악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편이라서 원맨밴드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한 적 있는가 하면, “대중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작업한다”고 한 적도 있어요. ‘주관’과 ‘대중성’은 어찌 보면 서로 다른 방향일 수도 있지 않나요? 
대부분의 경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죠. 그래서 요즘 저한텐 그 두 개가 서로 통하는 포인트를 짚어내는 게 제일 관건이에요. 음악이란 것 안에 큰 테마들이 있잖아요. 성격, 성향, 라이프 스타일, 심지어 패션까지 다 고려해서 사람들이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해요. 단순히 멜로디, 가사 같은 부분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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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튼페이퍼 <Spin>

# 돌고, 돌고, 돌고
지난 5월에 나온 <Spin> 앨범을 두고 “한편의 스토리 텔링 같은 앨범이다”라고 소개했어요.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스토리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썼어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다가 이런 식의 가사를 쓰게 됐어요. 매일 겪는 일상, 사람들 사이의 관계 같은 테마들을 담았죠.

앨범 제목이 담고 있는 뜻이 뭔지도 궁금했어요. 
자기가 있는 위치 말고, 상대방의 입장으로 ‘Spin’ 한다는 뜻을 담았어요. 이전 앨범인 <Awe Fin>의 테마가 ‘삶과 죽음’이란 사이클에 대한 거였는데, 이번 앨범에선 내 입장이 아니라 저쪽에 놓인 다른 입장, 다른 세상을 노래하고 싶었어요. 말하자면, ‘두 번째 인생’ 같은 느낌이죠.

작년 10월에 앨범 내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새 앨범이 또 나왔어요. EP라곤 하지만, 그러기엔 여덟 곡이나 실렸어요. 
요즘은 타이틀 곡 한 곡이 제일 중요한 시대가 되었잖아요. 그 한 곡을 위해 수많은 연구와 수정을 거쳐서 힘을 실어 곡을 만들어요. 근데 저는 그 힘을, 한 앨범 안에 넣어요. 그래서 한 곡, 한 곡에 실리는 힘은 어찌 보면 떨어질 수 있을지 몰라요. 그런데 저는 한 곡과 이어지는 다른 곡을 만들고, 또 그 곡과 이어지는 다른 곡을 만들어서 앨범으로 완성해야,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비로소 완성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앨범 재킷엔 어떤 이유로 도마뱀, 문어, 개구리가 한데 섞여 있어요? 이것도 ‘Spin’과 관련이 있나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엔 트릴로지(Trilogy)나 시리즈로 앨범을 만드는 사람이 많아요. 제 앨범도 서로 그런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전 앨범인 <Awe Fin> 재킷은 물고기와 해골을 찍어 넣었어요. 그때 테마가 ‘삶과 죽음’이었으니까요. 이번 앨범 재킷에 대한 아이디어도 그때 같이 나온 거예요. 이건 전부 사실 와이프의 아이디어예요. 집에 있는 피겨를 여러 개 놓고 찍어보다가 그런 재밌는 사진이 나왔어요. (웃음) 서로 다른 생명체들이 ‘Spin’하는 느낌이죠.

꽃잠프로젝트의 김이지 씨와 콜라보레이션한 곡도 앨범에 실렸어요. 
꽃잠프로젝트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되게 놀랐던 게 있어요. 이지 씨는 너무 특별하고, 들어보지 못한 목소릴 갖고 있더라고요. 매력이 분명한 뮤지션이라, 작업도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치즈인더트랩> OST 작업에도 참여했어요. “이전부터 OST는 꼭 하고 싶었다”고 여러 번 말했었죠? 
제가 MYK로서 <Lost In Translations>라는 EP 앨범을 만들었을 때, 내 노래엔 대중적인 스트럭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가요보단, OST 쪽과 잘 맞을 것 같단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OST 작업을 항상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생긴 거죠. 기다렸던 만큼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음악으로 꿈꾸는 게 있나요? 
다른 게 아니라 제 음악 한 가지만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싶어요. 시대의 아이콘들을 보면, 다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자기 노랠 가지고 세상을 움직이는 뮤지션이었어요. 목소리, 멜로디, 가사, 테마, 인생에서 가지고 온 캐치프레이즈…. 뭐가 됐든 간에, 사람들에게 어떤 걸 던지면 온 세상이 반응하죠. 사실 그런 사람들 진짜 잘 안 나오잖아요. (웃음) 예전에는 존 레넌(John Lennon), 투 팍(2pac), 커트 코베인(Kurt Cobain), 요즘은 카니예(Kanye West)가 그런 걸 하고 있어요. 장르는 다 다르지만, 그 사람들은 시대를 움직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음악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걸 찾은 거죠. 그래서 저도 그걸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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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st Of All
솔튼페이퍼에겐 9월의 한낮 같은 포근한 무드가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는 한국말이 서툴러 말이 많이 어색했을 거라 말은 했지만, 그건 에디터를 위한 배려였을 뿐 사실은 아니었다. 말의 느린 속도 때문에 대화의 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그 문장들엔 생각의 무게가 묵직하게 실려 있었다. 그건, 진솔함이었다. 자신과 타인의 서사를 서정적 운율로 노래하는 솔튼페이퍼의 모든 음악은 진실하고 솔직한 태도에서 시작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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