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ty
Baauer

뮤지션에 관한 가장 강력한 찬사이자, 한편으론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던 <Harlem Shake>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를 흔들었던 바우어(Baauer)의 싱글 앨범이다. 데뷔 1년 만에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바우어는 2016년 3월, 첫 정규 앨범 <Aa>를 발표하며 자신이 가진 음악적 정체성 위에 새로운 실험을 쌓아올렸다. 2016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 참가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한 바우어를, 지난밤 무대에서 내려온 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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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 
어제 자정에 무대에 올라갔죠? 어땠어요? 
한국에선 처음 하는 공연이었는데요. 음악을 즐기면서 관객이랑 같이 노는 분위기로 흘러가서 신났어요. (웃음) 최근에 했던 공연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공연도 이것저것 좀 했죠? 
우선 가까운 일본에선 후지록페스티벌에 참가했어요. 그리고 음…, 사실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 해서 전부 기억이 나진 않네요. (웃음) 바로 다음 공연은 영국의 몇몇 군데서 할 예정이에요. 중간에 집에만 잠깐 들렀다가요.

그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건 음악 하기 전부터 겪어왔던 일이죠?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10대 때 여러 나라에서 체류했어요. 
부모님 따라 여러 나라를 돌면서 살았어요.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오래 머무른 건 영국이었어요. 그리고 독일에서도 있었고, 미국에선 뉴욕이나 보스턴 같은 동부 지방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장르의 음악에 노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국에서 살 땐 UK 개러지(Garage) 같은 일렉트로닉 음악이 유행이었어요. 그것도 많이 듣고, 라디오에서 크랙 데이비드(Craig David) 같은 사람들 음악도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음악 취향이 드럼 앤 베이스로 옮겨 갔는데, 그 무렵에 미국으로 다시 이주했어요. 거기선 이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힙합이 한창 유행이더라고요. 그래서 힙합 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영향을 정말로 많이 받았어요. 제 음악 스타일도 그때 생겼죠. 지금은, 예전처럼 힙합이나 일렉트로닉만 듣는 게 아니라 모든 음악을 다 듣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듣는 건 이 두 가지예요.

바우어의 음악은 힙합과의 절묘한 지점을 짚어 낸 일렉트로닉이이에요. 서로 다른 장르를 혼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건 뭐라고 생각해요? 
전에 없는 신선한 사운드가 나오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이미 있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 드는 음악을 만드는 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장르 간의 조합, 조화를 지닌 음악을 만들어야 해요. 그 지점을 짚어내는 게 중요하죠. 

스스로 그런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아니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간절한 바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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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auer 정규 1집 <Aa>

정규 <Aa>의 타이틀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제 첫 EP 타이틀이 <B>였어요. 그래서 지금은 <Aa>가 됐죠. 

‘Baauer’ 스펠링 순으로요? 
그렇죠. 사실 제목 정할 때 충분한 시간이 없기도 했고, 정하는 것도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B’ 다음의 ‘aa’를 타이틀로 정했어요. 앞으로도 앨범 내면 이 순서대로 쭉 타이틀을 지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Aa’가 사전 앞부분에 나오는 단어라서, 어떤 선두의 자리를 차지하겠단 다짐을 담은 건가 싶기도 했어요. 
그런 건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그 해석 참 괜찮네요. 지금부턴 누가 앨범 타이틀에 관해서 물어보면 그렇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정규 앨범을 만들면서 어떤 주제를 염두에 뒀나요? 
처음엔 일정한 테마 없이 시작했어요. 곡을 만들면서 앨범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려고 했거든요. 그렇게 나온 테마가 이거예요. ‘서로 다른 것들을 섞어서 완전히 색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거’. 트랙들에 그런 시도를 담았어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다른 장르적인 요소들이 섞이면서 색다른 비트와 사운드가 나오는 거죠.

타이틀곡 ‘GoGo’는 ‘Harlem Shake’의 진화형 같기도 해요.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Harlem Shake’스러운 부분도 있으면서, 초창기 덥 스텝 느낌도 많이 있죠.

피처링한 뮤지션들도 화려하고요. 
일단 ‘Temple’은 제가 흠모하는 두 사람과 작업한 곡이에요. 엠아이에이(M.I.A.)와 지드래곤이었죠. 우선 참여한 사람들만 봐도 서로 다른 두 개를 한데 모은 느낌이 딱 들지 않아요? (웃음) 이런 조합으로 음악을 만든다는 게 쉽진 않은 일이잖아요. 그리고 ‘Make It Bang’은 볼티모어에 갔다가 거기 있는 클럽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어요. 피처링한 티티 더 아티스트(TT The Artist)도 클럽에서 만난 뮤지션이고요. 

피처링 할 뮤지션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제가 선택한다기보단, 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 제가 좋아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한테 용감하게 손을 내밀어 보는 편이에요. 

한국의 뮤지션 중엔 지드래곤과 인연이 있어요. 지드래곤의 <쿠데타(Coup ‘D’ Etat)> 앨범에 참여한 게 시작이었죠? 
그 앨범을 만들 때 지드래곤이 디플로(Diplo)와 작업을 함께 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때 저도 디플로랑 작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한 다리 건너서 알게 됐죠. 지드래곤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서 이거 진짜 세다, 싶었어요. 한 번도 듣거나 본 적 없는 작업을 쭉 해왔더라고요. 그래서 지드래곤한테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서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혹시 작업하면서 힘들었던 뮤지션도 있었나요? 
아뇨.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노래가 아예 안 나왔을 거예요.

‘Temple’이나 ‘Kung Fu’ 같은 동양적인 소재들을 제목으로 정한 곡들도 눈에 띄어요. 
이소룡이나 쿵푸 나오는 영화를 너무 좋아해요. (웃음) 다른 문화권을 탐색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배우면서 견문을 넓히려고 해요. 어떤 나라에 가보면 거기에만 있는 지역적 특색을 음악적으로 끌어와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앨범 재킷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비주얼적인 부분에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앨범 재킷을 작업한 아티스트와 뮤직비디오를 만든 크루의 공이 굉장히 컸죠. 기본적인 골격을 짜 와서 저한테 보여주는데 진짜 마음에 들었어요. 이렇게 음악에서 얻는 재미만큼이나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도 얻는 게 참 커요.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인 것들을 탐미하는 환경에서 자랐던 탓도 있는 것 같아요.

‘GoGo’의 뮤직비디오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기승전결 구조를 시각화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섹슈얼한 부분도 많이 두드러져서 눈에 띄었어요.
‘GoGo’의 비디오엔 확실히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가 담겨있죠. 섹슈얼한 부분은, 아, 차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부분이요? 저도 학교에선 내 뮤직비디오를 틀 순 없겠구나, 생각했어요. 보다가 선생님한테 걸리면 난감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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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droom Producer
열세 살 때 부모님이 턴테이블을 사주셨을 정도로, DJ가 원래 꿈이었다고 한 적 있어요. 
DJ가 하는 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그 턴테이블로 스크래치를 해보려고 했는데 그땐 잘 하진 못했어요.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재미로 음악을 했기 때문에 딱 여기서부터다, 라고 말할 순 없어요. 학교에서 파티할 때 음악 틀기도 하고, 아주 작은 클럽에서 DJ 쇼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사람들이 제가 만든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죠. (웃음) 사람들한테서 오는 반응이 낯설어서 “이게 뭐지?” 싶기도 했어요.

‘Harlem Shake’ 얘길 안 할 수가 없어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이슈였고, ‘2013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EDM 송’에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었어요. 그만큼 ‘다음’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진짜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은 것도 아니었어요. 관심받는 걸 즐기는 성격도 아니고요. ‘Harlem Shake’ 같은 노래를 또 만들어서, 이쪽으로 계속 덩치를 키우고 부풀려 나갈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정말로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방향을 틀어서 새로운 사운드를 추구하려는 쪽으로 가보자고 결심한 거예요.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때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솔직하게 말해줘요. 들어보고 별로면 바로 “안 좋은데?” 해요. 근데 같이 음악 하는 동료들은 되게 좋다고 말해요. 
그 이유가, 실험적인 걸 하기 때문이래요. 사운드가 좋게 들리지 않아도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부분에선 좋게 평가해주는 것 같아요.

“바우어는 ‘베드룸 프로듀서(Bedroom Producer)다”라고 묘사한 기사를 봤어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즐기지도 않고, 부끄러움도 많이 타요. 그래서 ‘Harlem Shake’가 터졌을 때도 많이 민망하고 부담스러웠어요. 평소에 전 어딜 가나 앞에 나가서 뭘 하는 거보단, 뒤에서 얌전히 있는 게 더 마음이 편해요. 

요즘은 SNS로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선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트위터든 뭐든 시도는 많이 하는데, 사실 잘 못 하겠어요. 소질도 없고, 즐기지도 못하니까 저는 이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고, 음악으로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행복하게 살자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세계의 다양한 소리를 찾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Baauer: Searching For Sound>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레드불의 도움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어요. 두바이와 일본을 여행하면서 탐험하고 문화를 체험하는 거였죠. 그때 참 많은 걸 얻었어요. 나라마다 다른 소리, 다른 문화 그 이면에 숨겨진 얘기를 깊숙하게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이런 소리는 어떻게 나는지, 왜 이런 악기들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것들이었어요. 현지의 음악과 문화를 체험해보면서 음악적으론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어요.

타악기는 문화권마다 있는 악기예요. 서로 어떤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나요? 
일본의 ‘다이코(Taiko)’라는 되게 큰 드럼이랑, 오래된 전통 음악인 ‘가가쿠(Gagaku)’가 흥미로웠어요. 절에 가면 들을 수 있는 징소리도 참 신기했고요. 그리고 두바이에 가니까 염소 가죽으로 만든 북이 있더라고요. 제가 하는 음악이 주로 비트를 만드는 거다 보니까,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타악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게 되게 흥미로웠어요. 

각 문화권에서 음악 다음으로 가장 흥미롭게 와 닿았던 건 뭐였어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한텐 음식이 제일 커요. 패션, 미술, 관광 다 좋은데 저는 이것저것 먹어보는 게 제일 좋아요. 인터뷰 끝나고 산낙지 먹으러 갈 건데, 맛있는 데 있으면 알려주세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가치관이 있나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배려하는 것. 중요하면서도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이 배우는 것. 이 두 가지는 꼭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올해는 또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해외 투어는 계속 돌 예정이에요. 영국, 호주, 미국 같은 나라 위주로요. 그리고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작업은 항상 해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데 계속 집중할 생각이에요.

어떤 뮤지션과 콜라보레이션할 계획인지 미리 말해줄 수 있어요? 
지금은 안 돼요. 생각하는 사람은 있는데, 아직 얘길 안 꺼냈거든요. 그 사람이 안 한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

# The Investigator
바우어는 ‘전에 없던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늘 탐구하는 뮤지션이다. 정규 앨범 <Aa>가 전작들에 비해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태도, 서로 다른 장르 간의 황금비율을 찾아내려는 실험, 진중하고 조용하지만, 배려와 유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우어의 미래도, 다음의 두 가지를 품은 채로 펼쳐질 테다. ‘완전히 새로운 것’, 그리고 ‘지극히 바우어스러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