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ining Girls
볼빨간 사춘기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대신 ‘우주를 줄만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넌 나의 초콜릿~ 초콜릿~’으로 노래한다. 지난 8월에 발매된 풀 앨범 <Red Planet>은 하프앨범 <Red Ickle>에 이어, 더욱더 깊어진 감성으로 볼빨간사춘기의 솔직하고 당찬 매력이 가득 담겨있다. 신인이지만 그녀들의 음악 실력은 단 두 장의 앨범만으로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재치 있는 가사, 친숙한 멜로디, 독특한 보컬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볼빨간사춘기의 음악은 앞으로 성장했을 때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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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8월 29일에 정규 1집 앨범 <Red Planet>이 나오자마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반응이 뜨거웠어요.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좋아해주시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지윤 ― 지영이의 음색이 한 몫 했다고 봐요. 음색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구요. 
지영 ― 음색뿐만 아니라 저희가 직접 작곡, 작사하면서 진심으로 담았던 감정들이 듣는 사람들에게 잘 전해진 게 아닌가 싶어요. 

4월에 하프 앨범 <Red Ickle>을 내고 4개월 후, 정규앨범을 냈어요. 짧은 시간동안 앨범 작업을 하느라 많이 바쁘고 정신없었을 것 같은데, 이번 앨범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지영 ― 4월에 정식 데뷔하기까지 2년 동안 일주일에 자작곡 한 곡씩 쓰는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곡이 꽤 많이 쌓였더라구요. 그 중 괜찮은 걸 추려서 하프 앨범으로 5곡을 먼저 발매했고, 아껴뒀던 나머지 곡들을 추가해서 정규 앨범으로 냈어요. 아무래도 전에 작업했던 곡이 있었지만 4개월 만에 녹음을 끝내고 앨범 자켓과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타이트했어요. 그 사이에 세 개의 곡을 새로 쓰기도 했구요. 밤샘 작업의 연속이었어요. 
지윤 ― 그래도 항상 작업 끝나면 맥주 한 잔씩 하면서 힘들었던 걸 풀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 시간들 덕분에 정규 작업 과정이 마냥 힘들기만 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앨범 발매 전에는 팬들이 직접 타이틀 곡을 정하는 ‘시크릿 음감회’를 열었어요. ‘우주를 줄게’가 최종 타이틀 곡으로 선정됐는데, 다른 곡과 달리 이 곡의 어떤 점이 많은 표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지영 ― ‘우주를 줄게’가 이번 앨범 컨셉과도 잘 맞고 훨씬 더 완성도가 높은 곡이에요. 곡 도입부에 우주를 연상하게 만드는 효과음이며, 메인 멜로디 파트부터 보컬과 랩 등 공을 많이 들인 알 찬 구성의 노래예요. 사실 ‘우주를 줄게’는 이전부터 작업해뒀던 곡이었고, 이전 하프 앨범에 넣기는 좀 아까워서 아껴뒀다가 발매했죠.

전곡 멜로디도 좋지만 특히 공감되는 가사가 돋보여요. 가사의 이야기는 보통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지영 ― 사람들이 연애 고수냐고 물어볼 정도로 공감이 너무 잘된다고 말해요.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오다보니 연애 경험이 많진 않아요. 여자들끼리 모이면 항상 나오는 게 연애 이야기잖아요. 거기서 소스를 얻어요. 다만 그대로 쓰면 재미없고 저를 대입해서 ‘나라면 어땠을까?’하고 상상을 해봐요.  

열심히 고민하고 작업했지만, 그럼에도 이번 앨범에서 아쉬운 점이 있어요? 
지윤 ― 열심히 작업한 제 자작곡이 빠져서 아쉬웠어요. 
지영 ― 지윤이만 소화할 수 있는 있는 곡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가끔씩’이라는 곡이에요. 가사가 굉장히 재치 있고 재미있어요. 이번 정규 앨범에는 지윤이의 보컬 곡이 하나 정도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빠지게 돼서 아쉬웠죠.
 
왜 빠진 거예요?
지윤 ― 지영이가 <Red Planet>을 준비하면서 새로 쓴 곡들이 너무 좋았던 이유도 있고,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느낌의 곡이라서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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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씨도 음색이 좋던데요?
지영 ― 맞죠? 원래 제가 ‘가끔씩’을 부르려고 했는데 아무리 불러도 곡의 느낌이 살지 않는 거예요. 사람들도 지윤이만의 보컬 느낌을 좋아해서 다음 앨범에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을 하나 꼽는다면요? 
지영 ― 요즘에는 ‘나만 안되는 연애’가 가장 좋아요. 보통 사람들이 이별을 포함해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나만 이런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잖아요. 당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연애와 이별을 할 때 힘들고 아프다는 공감과 위로의 곡이라서 ‘우주를 줄게’만큼 애착이 가요. 
지윤 ― 저는 ‘프리지아’가 다른 노래들과 달리 그냥 물처럼 편하게 흘러가면서 어쿠스틱한 느낌이 진하게 배어 있어서 좋아요.     

‘우주를 줄게’ 뮤직비디오를 보면, 볼빨간사춘기의 순수한 소녀감성이 감각적으로 잘 표현됐더라구요. 노래보다는 표정이나 연기에 더 집중해야 하는 뮤직비디오 특성상, 촬영 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지영 ― 첫 번째 뮤직비디오에서는 상대역이 연기자 분이라서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제가 조금 실수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묻히기도 했구요. (웃음) 지윤이랑 같이 출연한 두 번째 뮤직비디오는 편하고 재밌게 촬영했어요. 꼭 말하고 싶은 게, 사람들이 지윤이는 조용하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완~전 달라요. 엄청 말도 많고 유머 있는 친구예요. 카메라만 돌아가면 그런 끼들이 다 숨어버린다고 할까요? 
지윤 ― 뭐랄까…, 카메라가 있으면 앞에 사람 한 명이 더 있다는 느낌이라서요. (웃음) 뮤비 촬영하면서 스탭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앞에서 즐겁게도 해 주시고, 평소 지영이랑 노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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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사춘기 1집 정규앨범 <Red Planet>

# Dream Catcher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음악을 같이 시작하게 됐어요? 
지윤 ― 영주 여자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가 본 지영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였어요. 공부로 대학 가려나보다 했죠. 가수가 꿈이라는 걸 전혀 상상도 못했어요.  
지영 ― 당시 서울과 영주를 오고 가며 춤을 배우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춤을 배우면서 지윤이와 저의 꿈이 싱어송라이터라는 걸 서로 확인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함께 붙어다니면서 꿈을 키웠던 것 같아요. 
지윤 ― 정말 막연하게 꿈을 꾸다가, 밴드도 알아보고 실용음악학원도 알아보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던 시기였어요. 

그때 팀을 결성하면서 볼빨간사춘기로 이름을 지은 거예요?
지영 ― 당시 반항심이 컸던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이기도 했고, 사춘기가 가진 순수함과 솔직함이 너무 좋더라구요. 거기에 귀여움을 더하고자 ‘볼빨간’을 붙였죠.

사춘기는 특정 시기의 감성이 담긴 단어잖아요. 팀을 결성할 당시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영 ― 이름 그대로 사춘기의 솔직함, 순수함을 담아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구요. 사람들이 60살이 돼서도 볼빨간사춘기를 할 거냐고 농담 삼아 물으세요. 저희가 영원히 사춘기일 거라는 뜻이 아니라, 사춘기‘적’인 감성들을 음악으로 표현하겠다는 의미예요. 

대중에게 처음 이름과 얼굴을 알린 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6>(이하 슈스케 6)예요. 여러 번 시도 끝에 슈퍼 위크까지 올라갔다고 들었어요. 
지영 ― 저희가 2번 떨어지고, 3번 만에 슈퍼 위크에 올라갔어요.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면서 지윤이랑 멀어지게 됐는데, <슈스케 6> 준비를 위해 주말이면 영주로 내려가서 연습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일을 반복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세 번째 도전할 때는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이거 떨어지면 서로 각자의 길을 가자고 얘기할 정도였죠. 지윤이도 그렇고 당시에는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진로를 정해야 했던 고3이었고, 또 떨어지면 엄마를 볼 면목이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지윤 ― 20살이 되니 부모님이 음악하는 걸 반대했어요. 마지막 <슈스케> 도전이었고, 앞으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당시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오디션이었어요. 비록 탑10에는 못 들었지만, 탈락 덕분에(?) 지금의 회사를 만나서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었죠.   
 
현재 어쿠스틱 뮤지션들과 달리 볼빨간사춘기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지영 ― 다른 어쿠스틱 뮤지션들도 자신들만의 색깔이 있지만, 저희는 상큼한 소녀 같은 감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도 이 감성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지영 ― 지금 앨범의 수록곡들이 모두 다 똑같진 않아요. 진짜 하고 싶은 것들, 좋아하는 것들을 다 모아서 여러 장르의 다양한 느낌으로 계속 곡 작업을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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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영원히
고등학생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음악을 했어요. 분명 서로 다른 부분들이 있었을 텐데, 곡 작업할 때 어떻게 반영했는지 궁금해요.
지윤 ― 정말 저희는 성격도 음악적 취향도 달라요.  
지영 ― 많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음악 스타일을 ‘존중’해요. 제가 쓴 곡에 지윤이가 랩을 쓸때 “어떻게 써 줬으면 좋겠어?”라고 물으면 “너의 스타일대로 곡을 해석해서 한 번 써 봐”라고 말해요. 
지윤 ― 사실 그게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떤 부분이 좋은지, 별로인지 얘기를 많이 안 해줘서 서운하기도 해요. (웃음) 대부분 각자 좋다고 느끼는 곡들은 서로가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음악 작업하는데 있어서도 크게 부딪힐 일은 없는 것 같아요. 

각자 좋아하거나 음악하면서 영향을 받았던 뮤지션이 있어요?
지영 ―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를 어렸을 때부터 롤 모델로 삼을 정도로 굉장히 좋아해요. 실제로 주변에서는 에이미와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말씀하세요. 그녀의 솔직한 가사며, 목소리 등 많은 영향을 받았죠.
지윤 ― 저는 토리 켈리(Tori Kelly)를 좋아해요. 그 분도 저희처럼 어쿠스틱한 음악을 하시기도 하고, 기타치고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더라구요.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요?
지영 ― 요즘 저희가 듀엣에 꽂혔어요. (웃음) <무한도전> 광희 씨의 목소리 톤이 좋아서 함께 작업해 보고 싶기도 하고, 기회가 된다면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같이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유승우 씨요! 달달한 분위기의 곡을 잘 소화하시는 것 같아서 저희랑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신경 쓰고 있는 게 있나요? 
지윤 ― 11월에 있을 단독공연이요! 
지영 ― 데뷔 하자마자 방송출연을 많이 했어요. 공연은 방송과 달리 사람들이랑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서, 좀 더 재미있는 이벤트나 다양한 곡들로 공연을 준비중이구요. 한 번도 전곡을 라이브 해본 적이 없는데, 탄탄한 라이브 공연을 위해 열심히 연습중이에요.  

앞으로 어떤 뮤지션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지영 ― 누가 들어도 “아~ 볼빨간사춘기 음악!”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저희만의 색깔을 가진 음악, 계속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요.
지윤 ― 덧붙여서, 지금처럼 솔직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들으면 행복해지는, 한 마디로 필요할 때마다 찾아 들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음악만큼이나 그녀들의 인터뷰는 달달하고 생기가 넘쳤다. 분명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로 만났지만, 시종일관 “꺄르르” 거리며 물개 박수를 치는 모습은 여느 여자 친구들의 모임처럼 편안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팀 이름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하고 순수한 감성을 담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은 가식적인 말이 아니었다. 

여성 어쿠스틱 듀오는 많지만 그 속에서도 볼빨간사춘기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건, 음악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사춘기의 보편적인 감성을 ‘특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영리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솔직하고 순수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 한 채, 또 어떤 새로운 음악을 들려줄지 앞으로 더욱 더 기대되는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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