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nner of Creative Spirits

Fantastic&Artistic

TOYOIL

 

지난 7월,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DTRT의 팝업 스토어에서 처음 본 토이오일(TOYOIL)의 작품은 역동적이었다. 아티스트로서의 힘이 느껴지는, 메시지가 담긴 에너지 넘치는 그림의 주인공인 토이오일은 이동윤과 조현유가 팀을 이룬 아티스트 듀오. ‘토요일을 맞는 기분으로 항상 신나게 일하자’는 의지를 가지고, ‘삐걱거리는 세상에 한 방울 장난감 기름이 되어 누군가를 즐겁게 해 주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토이오일이란 이름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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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오일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2009년 저(이동윤) 혼자 1인 스튜디오로 시작했어요. 홍콩, 미국, 유럽 등의 클라이언트들과 신문, 잡지에 들어가는 에디토리얼 일러스트레이션,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상업적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세상에 즐거운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열망이 커졌어요. 마침 조현유씨와 뜻을 모아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지금의 토이오일입니다. 제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이디어, 그림 등 많은 부분에서 조현유씨의 역할도 큽니다.

 

보내준 작품들에서 반제도적이고 저항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이유가 있나요?
정치적인 매거진들로부터 의뢰를 받았던 작품들이었어요. 조지 부시가 교토 의정서에서 슬쩍 발을 뺀 상황, IMF 전 총재인 도미닉 스트라우스 칸의 섹스 스캔들, 오바마가 풀어내야할 미국의 과제들 등 정치 풍자에 대한 작업 의뢰를 많이 받았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다루고 싶지 않거나 제 신념에 반하는 주제라면 의뢰는 거절합니다. 담배 회사 광고는 거절할 거에요. 반대로 빈민국 어린이들에게 태양열 랩탑(노트북)을 나눠주는 OLPC 프로젝트는 취지가 아름다워서 무료로 그려줬어요. 아티스트의 사회적인 역할 중 하나는 대중들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작품으로 환기시켜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일은 더 멀리 알리고, 잘못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비웃어 주는 거죠.

 

작품(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조금 소박하게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변화가 큰 물결을 만들 수도 있겠죠. 토이오일의 작업을 통해 누군가 행복해졌음 좋겠어요. 얼마 전, 동네에서 토이오일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봤어요. “Nice shirts!”라고 말을 건넸더니 고맙다며 웃더라고요. 그 사람의 하루가 조금 즐거워지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믿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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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뭐예요?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론 녹록치 않아요. 어마어마한 경쟁을 뚫고 직장을 찾아야하고, 아주 낡고 오래된 아파트의 월세는 너무 비쌉니다. 삶의 질은 높지 않아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뉴욕으로 오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둘도 그렇고요. 경쟁과 기회가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다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못 이룰 게 없겠죠.

 

세계적인 기업들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요?
기업 CEO들을 위한 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일했을 땐데요. 의뢰받은 주제가 ‘어떻게 하면 가능성 있는 젊은 리더를 찾아 잘 키워줄 것인가’였어요. 제가 제안했던 첫 스케치에서 메인 캐릭터가 정장을 입은 남자에서 하이웨이스트 스커트를 입은 긴 머리의 여자로, 다시 바지 정장을 입은 짧은 머리의 여자로 바뀌었어요. 그림에 나타난 성별, 그리고 그 모습에 굉장히 신경을 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 하버드대 총장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더라고요. 제가 그리는 그림이 기업 전체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고, 그 후론 아주 작은 부분에도 신경쓰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인 DTRT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어떻게 진행된 일인가요?
‘Do The Right Thing’이란 브랜드 철학과 토이오일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잘 맞아서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됐어요.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생각을 그림으로 설득하고 싶었어요. 남자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에 대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나누었고, 그것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 제 그림 속에 열다섯 가지의 제품 이름이 숨어있어요.

 

그림의 소재는 어떤 것들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토이오일은 고장난 장난감을 고쳐주는 기름이 모티브입니다. 저희 작업에는 고장나고 잘려나갔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캐릭터들이 있어요. 20여 개의 캐릭터들은 각각 이름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이야기들의 각 장면들이 작업의 소재가 되죠. 크고 작은 상처를 껴안고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고장난 장난감에 비유한 거예요. 그 상처를 치유할지, 그냥 안고 살아갈지에 대한 이야기가 토이오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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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으로 일하는 것의 장점은 뭔가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신나고 기쁠 때, 같은 크기로 신나하고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반대로 힘들 때,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죠. 저희는 연인, 부부, 파트너로 많은 일을 겪으며 함께 성장해 왔어요.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면서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7년차 부부의 호흡은 보너스구요.

 

부부이기 때문에 힘든 점은요?
양치질을 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다 말고 갑자기 둘 중 하나가 일 얘기를 꺼낼 때가 있어요. 난리 법석을 떨며 작업 모드로 전환되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저는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에 흥분을 잘 하는 편이고, 조현유씨는 추진력이 좋은 편이라 쉬어야할 시간을 계산 못 하고 일만 할 때가 있어요. 같이 흥분했다가 같이 방전될 위험이 있는 커플입니다.

 

작가로서 어떤 작업을 더 해 나가고 싶으신가요?

하고 싶은 일은 변해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닌데, 어제 원하던 것이 오늘 원하는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우린 하고 싶은 걸 다 하기 위해서 뭉쳤어요. 차근차근 계획을 잘 세워서 진행할 거예요. 앞으로 얼마간은 세라믹 작업에 시간을 쓸 거고, 이후엔 세라믹과 함께하는 나무 조형물, 또 우드컷 작업도 진행하면서 토이오일의 에너지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가면서 ‘지금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생각하고,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 마지막 날까지 최대한 많이 원하고, 느끼고, 경험하고, 공유하는 작업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