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Violet
코디최(Cody Choi)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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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Haze Installation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PKM갤러리에서 코디최의 개인전이 열렸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연 코디최는 전시 제목을 ‘Frustration Is Beautiful’로 정했다. ‘아름다운 혼란’이란 뜻의 전시 제목은 코디최의 개인적인 경험이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약한 표현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코디최는 미국문화와 한국문화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다. 미국 유학 시절 한국과 미국의 지정학적 차이, 거기서 발생하는 문화적 차이의 중간에 있었던 코디최는 ‘방문자’이자 ‘제삼자’가 가지는 갈등과 혼란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주변을 둘러싼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황은 작가로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삶 전체는 혼란스러움의 연속이며, 이 혼란마저도 아름다울 수 있고 가치 있다’는 관점은 코디 최의 작품세계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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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Painting 2121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신작 회화 시리즈 ‘Color Painting’은 아름다운 혼란이라는 전시 주제가 색채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Color Painting_Tautology 2121’을 보면 ‘violet’이란 글자가 노란색으로 채색돼 있다. 코디최는 이성적 사고로 글자의 의미를 파악하는 좌뇌와 색을 인지하는 우뇌를 의도적으로 교란하기 위해 ‘violet’을 일부러 보라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채색했다. 사람들은 회화를 보면서 ‘violet’이란 글자와, ‘violet’이 가진 색깔을 동시에 읽으며 혼란스러움을 겪게 된다. 혼란의 끝을 파헤치다 보면 “회화는 뇌가 아니라 마음으로 감상하는 것”이란 작가의 의도와 마주하게 된다.

‘Episteme Sabotage’ 시리즈, 연무를 뿜어내는 기계와 색조명을 이용해 색과 공간을 교란한 ‘Color Haze Installation’ 설치작업도 인식의 혼란을 통해 새로운 사고를 이끌어내는 작품들이다. 특히, 역사 속 명화를 정교하게 재현한 후 텍스트 천 조각을 이어 붙인 ‘Episteme Sabotage’는 교육으로 습득한 명화에 대한 인식과 텍스트 사이의 혼돈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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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ai Lama

코디최는 1980년대부터 동시대 문화의 생성과 충돌, 그 사이에서 탄생한 혼종 문화에 주목하며 회화, 조각,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출품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스페인과 독일 전시도 앞두고 있다. “혼란을 겪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고, 혼란했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다”는 코디최의 작품 세계가 더 많은 이에게 새로운 인식의 문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