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 BOOKCASE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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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새니얼 호손 단편선
너새니얼 호손 지음┃천승걸 옮김┃민음사 펴냄┃340쪽
단편집은 여러 개를 동시에 읽는 편이다. 그냥 손에 닿는 곳에 꺼내 놓고, 눈에 띌 때마다 한 편씩 읽는다.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은 그렇게 읽어낸 책 중의 하나로 다 읽는데 2년 정도 걸렸다. <주홍글씨>의 작가답게 단편모음집도 막 읽어내릴 수 있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목사의 검은 베일은 읽고 나서 며칠 동안 마음이 불편했을 정도로. 호손이 쓴 단편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상징성, 이미지 덕분에 많은 생각이 오고 갔던 작품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읽고 싶다.   
Editor Seo, Ok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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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미술관
강상중 지음┃노수경 옮김┃사계절 펴냄┃240쪽
이 책엔 구원은 없지만, 예술을 통해 구원으로 다다르는 개인의 방식은 있다. 일본 NHK의 <일요미술관>을 진행하기도 한 저자 강상중은 미술용어나 방법론 대신, 예술가와의 동일시를 통해 구원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을 최고의 구원으로 언급한 걸 보며, 내게도 그런 그림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다. 검은 중절모를 쓰고 세상을 쌀쌀히 비웃는 듯한 화가의 그림. 밤과 낮이 교차한 비이상적인 표정으로 말을 거는 그 비관적 의지가 내겐 최고의 구원인 것 같다.
Editor Seo, Jo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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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통
이희주 지음┃문학동네 펴냄┃204쪽
학창시절, 좋아하던 아이돌이 다쳤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펑펑 운 적이 있다. 가족이 아픈 것도 아닌데 왜 우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그때 난 울 수밖에 없었다. <환상통>을 읽으면서 작가가 내 맘을 들여다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빠순이를 얘기하는 책이 아니라,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모든 사랑에 끝이 있듯 그들을 사랑하던 내 맘도 식은 이후, 가끔 궁금할 때가 있었다. 어떻게 모든 돈, 시간, 열정, 체력, 마음 다 쏟아서 쟤넬 사랑할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이 책에 답이 있었다. ‘너를 사랑한 이후로 나는 매일 즐겁다.’ 눈물이 핑 돌았다. 맞다, 그들을 사랑할 때 난 매일매일 너무너무너무 즐거웠다.
Editor Kim, Yu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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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림이다
이주은·손철주 지음┃이봄 펴냄┃280쪽
서양과 동양의 그림을 두 작가의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책. 그림에 관한 책에 삶에 대한 말들이 첨가되면 읽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삶과 그림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이주은과 손철주가 주고 받으며 대화하듯 써내려간 글도 재밌다. 책 읽을 시간도 쪼개서 마련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서 옛 동양화, 서양화를 보며 그 안에서 인간의 모습과 잊고 살았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건 큰 행운이다. 그리움, 노년, 취미, 따뜻한 밥 한 끼 등 10가지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담백한 어조로 풀어낸 <다, 그림이다>는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제격이다.    
Online Manager Kim, Yun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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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임승유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140쪽
종종 읽을 책을 추천 받는 친구가 있다. 지난달에 “책 좀 추천해줘” 했더니 본인이 요즘 읽고 있는 시집이 있다며 이 책을 추천해줬다. 평소에 시집을 잘 읽지 않는 나지만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라는 사랑이 몹시 느껴지는 과한 제목을 보고 당장에 주문했다. 의식의 흐름 같은 문장들을 처음엔 흘려보내고 그 다음엔 곱씹어보았다. 어느 때엔 예쁘고 어떤 때엔 아팠다. 특히 시 ‘볼일’은 지금도 다시 책을 펴서 되새기고 싶을 만큼 인상 깊었다. 며칠 전, 그 친구를 만나 이 책이 참 좋았다고 한참 이야기 나눴다. 그리고 또 다른 시집을 추천받았다.   
Designer Gim, So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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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지 지음┃박재영 옮김┃알케이치 코리아 펴냄┃300쪽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기능이 거꾸로 현실의 소통을 낯설게 하고, 갖가지 서비스들이 오히려 인간을 속박하기도 하는 씁쓸한 양면성이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지는 작품. 너무도 오랫만에 만나게 된 이와이 지 감독 동명의 소설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런닝타임 상 보여지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소소한 문체로 말해주고 있으며, 영화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잔혹하고 아름다운 동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각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소설은 늘 불안과 무기력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이 읽어야 할 하나의 ‘우화’에 가깝다.   
photo editor Chun, You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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