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나, 김치만둣국
용인 만두집_이서방쌀찐빵만두 


<파운드 매거진> 창간을 함께한 김희언 포토에디터와는 오랜 인연이다. 매거진 전에도 오래였고, 이후로도, 또 그 이후로도 오래일 것이다. 김희언의 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한참 일을 함께하던 2012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만삭의 몸으로 마감을 하던 나는 그녀와 한미사진미술관을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날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나타났다.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 낯설지가 않았다. 

친한 척, 편한 척이 아니라 진짜 자주 보던 외삼촌, 작은 아버지처럼 익숙하게 요즘 사는 얘기, 곧 세상에 나올 나의 아기 이야기를 나눴고, 전시를 보고 나서는 올림픽공원에서 흐드러진 개나리 구경도 함께 했다. 김희언의 어머니도 비슷한 과정으로 처음 뵀다. 멋쟁이 어머니는 만날 때마다 (김희언의 집이 아닌) 당신의 집에 놀러 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김희언의 부모님도 내가 어렵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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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좋은 단양에 살던 두 분이 용인으로 이사하셨단 소식은 작년에 들었다. 오래 목사로 일하던 아버지는 정년퇴직과 함께 막내 딸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착하셨다고 했다. 어머니는 또 “놀러오라”는 말을 전했다. 그 말을 듣고도 몇 개월이 지나서 진짜 두 분을 뵈러 간 건, 두 분이 (무려) 만두집을 오픈했단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찬 바람이 불면 맛있는 만두국집을 찾아 매거진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던 터이기도 했으니, 겸사겸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서울역에서 용인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자마자 변덕스런 가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길은 막히고, 버스 안은 습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뜨끈한 국물 한 입 떠 먹고, 싸하게 매운 김치만두를 건져먹는 생각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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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집은 용인시 모현면의 큰 길가에 있었다. 시와 외곽을 오가는 대형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긴했지만, 한적한 곳이었다. 점심을 대충 때우고 간 터라 늦은 오후의 허기가 만만치 않아 만둣국에 김치만두까지 더해 먹었다. 직접 만두소를 만들고, 일일이 손으로 빚어낸 만두는 예쁘고 맛이 있었다. 기대했던 대로 싸하게 매운 맛의 김치만두는 먹어도 먹어도 질릴 것 같지 않은 맛이었고, 갓 쪄서 나온 고기만두와 단호박찐빵도 개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여러 개를 집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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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고 맛있는데, 가격까지 저렴해 동네 사람들은 물론 근처 시내에서도 일부러 나와 잔뜩 사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럴만한 맛과 비주얼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진심이었다. 다 먹고 나오는 길에 부모님은 메뉴에 있는 모든 것들을 포장해 주셨다. 집에 가서 남편과 맛있게 나눠먹으란다. 인심이 우리 엄마아빠 같다. 겨울이다. 외가에 온 듯 편안한 분위기, 진한 만둣국 국물, 톡 쏘는 김치만두가 매일매일 생각나는 날들이다. (또 먹으러 가야겠다.)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문현로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