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주는 밥
가정식 밥집 ‘미미’

반찬 여러 개를 차려 놓고 먹는 밥을 언제 먹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은 나나 천윤기 포토그래퍼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찾기 시작한 것이 밥과 국, 반찬이 나오는 백반집이었다. 우리가 자주 가는 홍대에 맛있는 밥집, 시끄럽지 않게 식사 한 끼 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을 찾아 놓고 두고두고 가겠다는 심산도 있었다. 그러다 찾은 곳이 ‘미미(米米)’다. ‘가정식 밥집’, 누가 차려주는 밥상만으로도 기쁜데, 집에서 먹는 식사처럼 나온다니 기대보단 편안한 마음으로 미미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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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는 서교동 골목 반지하에 있다. 너무 빨리 걷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딱 그런 위치에 간판과 출입구가 있어서 지도를 들고 나간 우리도 몇 번을 왔다 갔다 두리번거렸다. 미미에 들어서자 주인장 어머니와 딸은 직원들과 늦은 점심 식사 중이었다. 조금 한가한 시간(오후 3시)에 찾는다는 게 또 시간이 딱 그렇게 맞았는데, 전화 통화 한 번 했던 어머니와 딸은 종종 만났던 사람들처럼 친근하게 우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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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예쁘고 포근한 느낌의 가게 안팎의 사진을 찍는 동안, 부엌에선 밥을 차리는 소리가 분주했다. 미미의 메뉴는 매일 바뀌는 정식 두 가지와 덮밥. 이 날 9900원의 정식 넘버1은 삼겹살고추장구이, 넘버2는 소고기찹쌀구이, 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 한정으로만 판매되는 오늘의 덮밥은 소고기가지양파덮밥이었다. 차례차례 상에 오른 정식 두 가지와 덮밥은 기대를 웃도는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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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은 국, 밥, 고기 반찬을 제외하고도 다섯 가지나 되는 밑반찬, 샐러드와 과일이 차려진 1인용 쟁반에 깔끔하게 나왔다. 소고기찹쌀구이에 매운 고추를 올려 한 입 먹으니 맛있단 소리가 절로 나온다. 고추장으로 구운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고, 통통한 건새우볶음과 들깨가루를 넣은 오이 반찬을 집어 먹으며 늦은 점심 식사를 마음껏 즐겼다. 함께 주문해 본 덮밥도 푸짐해서 다른 반찬 없이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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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사장님은 직접 장을 보고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 ‘가정식’이라는 말에 이보다 충실할 수는 없는 거다. 진짜 엄마가 해 준 밥을 먹는 거라고, 상을 차리며 했던 말씀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밥집이다. 가끔 이모네, 고모네 놀러 가서 맛있는 집밥 얻어 먹고 오는 기분으로 종종 가고 싶은 곳이다. 분위기 자체가 시끌벅적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예쁜 밥집이라 혼자 가도 좋을 것 같고, 브레이크 타임이 없으니 늦은 점심, 이른 저녁 먹으러 슬쩍 들러도 좋을 것 같다.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