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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WONJUNG
GREEN US(EARTH)
김원정의 경상남도 고성 작업실엔 직접 기른 식물과 식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넘쳐난다. 김원정은 식물을 활용해 설치 작업을 선보여온 작가다. 생태습지를 주제로 작업한 설치 작품엔 생태습지의 필수 요소인 물과 다채로운 식물들이 원형 안에서 조화를 이루었다. 

존재와 비움
식물을 위주로 한 설치 작업을 하고 있어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사람들이 ‘잡초’라고 부르는, 너무 흔해서 그 가치를 간과해버리기 쉬운 풀을 가지고 그 존재적 가치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이에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전에 대안 미술 공간에서 레지던시(Residency)를 했을 때, 상추를 기르면서 마음을 비우고 고민을 해결해나가는 시간을 보냈거든요. 그런 추억과 고민의 시간을 작업으로 한번 가지고 와보자 했고, 상추에다 저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죠. 그 작업이 계기가 돼서 지금까지도 식물을 활용한 설치 작업을 쭉 해오고 있어요.

Eco-Friendly
프리메라 제품을 쭉 사용하고 있어요. 알파인 베리 싹 추출물을 함유한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은 순하고 수분이 풍부해서 피부에 잘 맞아요. 그리고 프리메라가 해마다 진행하는 Love The Earth 생태습지 캠페인도 알고 있었어요. 작가로서 한번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겼네요. (웃음) 사실 생태습지라는 건 평소에 잘 인지하진 못했지만, 돌이켜보니 전 굉장히 생태습지적인 환경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제가 사는 경남 고성은 주변이 전부 논이고 밭이에요. 그런데 이런 논, 밭도 생태학적 관점에선 생태습지가 맞거든요. 이번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는 제겐 막연하기만 했던 생태습지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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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tLand
사람들은 ‘습지’라는 단어에 대해 어느 정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잖아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늪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전 이번 작업을 통해서 그런 이미지를 없애고, 생태습지의 밝고 친화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싶었어요. 작품 제목은 ‘Green Us(Earth)’이고요, 생태습지는 물에 잠겨 있는 땅이니까 작업에도 물을 끌어와서 사용했어요. 그리고 네온사인으로 만든 ‘Wet Land’란 글자를 공중에 매달아서 물 위에 글자 형상이 비치는 모습을 통해 마치 해나 달이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그리고 작품에 사람이 들어갈 공간도 만들었어요. 식물과 사람이 동등한 입장에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였죠. 생태습지 식물들이 각자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듯, 우리는 이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보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사소한 그리고 위대한
목화를 직접 경작하고 있어요. 3년 전쯤에, 고성의 친환경 농업센터에 가서 무농약으로 농사짓는 법을 배운 적 있어요. 그때 같이 수업을 듣던 분이 나눠준 목화씨를 가져와서 기르기 시작했어요. 씨앗이 고작 몇 개정도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100평 정도 되는 땅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졌어요. 사실 이것도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이에요. 요즘은 모든 게 다 쉽잖아요. 쉽게 구매하고, 쉽게 버리고. 사소한 거 하나라도 거기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걸 너무 쉽게 지나쳐버리는 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목화씨를 이용한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전 페트병 하나도 잘 안 버려요. 늘 야외에서 작업하니까 페트병을 꼭 사야 할 때가 있는데요, 물을 다 마시면 집에 가져가서 그걸로 화분을 만들어요. 페트병에 구멍을 파서 흙을 채운 뒤에 거기다가 식물을 길러요. 집에 이런 것들이 아주 많아요. 이렇게 작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도 아이디어를 내서 재활용하면 멋진 걸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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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CHANBOO
POST-PARADISE
실, 나뭇가지, 플라스틱 같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새 생명력을 불어넣은 작업을 해온 정찬부는 생태습지의 생성과 소멸에 주목했다. 장항습지가 주변에 자리한 일산호수공원에서 작가는 인공 물질로 완성한 작품과 생태습지의 관계성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Nearby
프리메라의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는 제가 하는 작업적 성향, 방향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요. 미술은 조형미와 깊이를 함께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었던 깊이는,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선 생태습지도 비슷한 부분이 있죠. 사람들은 ‘습지’라는 말은 잘 알고 있지만, 생태습지는 생소하게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알고 보면 생태습지는 멀리 있는 게 결코 아니에요. 오늘 우리가 만난 이곳도 ‘장항습지’ 부근이에요. 이렇게 도심 주변엔 생태습지가 생각보다 많아요. 그리고 작업실 근처에서 강아지 산책을 시킬 때 고라니를 종종 만나는데요, 알고 보니 고라니도 생태습지에서 서식하는 동물이더라고요. 이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에요.

Recycle
생태습지의 상징적인 부분을 작업에 끌어왔어요. 생태습지의 생물이 성장하고 소멸하고, 다시 생성하는 그런 과정이죠. 저는 플라스틱 재료, 그중에서도 빨대를 가지고 주로 작업해왔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활용한 재료도 이 빨대예요. 이전 작업에서 사용하고 남은 빨대를 활용해서 생태습지의 생물들을 표현했어요. 이 빨대는 제 작업 안에서 버려지지 않고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했죠. 이렇게 ‘순환’하는 과정은 생태습지의 그것과 닮은 부분이 있어요. 현대에 대량생산되는 인공적인 산물은 자연과 서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관계에 있어요. 그런데 이 인공적인 물질도 쪼개고 쪼개면 결국 광물이거든요. 예를 들어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된 것이고, 그 석유는 지구에서 나오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생태습지의 생물을 인공 물질로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실제 생물과 인공 물질이 순환하는 관계성을 들여다보자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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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Barometer   
도롱뇽은 ‘환경의 바로미터’란 별명을 갖고 있어요. 도롱뇽이 살 수 있는 생태계는 청정하다고 볼 수 있죠. 이 부분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완성하게 됐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준, 혹은 고정관념을 뒤집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제 작품에도 물론 도롱뇽이 등장해요. 그리고 도롱뇽 주변에 있는 둥근 오브제들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어요. 돌처럼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씨앗이라 볼 수도 있는 그런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해요. 생태습지를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빨대를 이용해서 형태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미니멀하게 작업했죠. 

너와 나의 공존
저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되게 오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생태계 일부일 뿐이지만, 실제론 큰 피해를 끼치고 있잖아요. 이번 2016 프리메라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는 생태습지, 더 나아가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어요. 과잉 소비를 한다거나, 뭐든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행동에 대해 돌이켜보고, 생태습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리메라의 친환경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입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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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SUNHEE
WISH_바람
임선희는 이번 2016 프리메라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에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 아트를 선보였다.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이 생태습지를 더욱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임선희의 바람은 여러 장의 회화를 바탕으로 완성한 영상 예술로 완성됐다.

The Essence
항상 본질에 관심이 많아요. 주로 영상 작업을 해오다가 회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회화의 본질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회화가 가진 굴레인 ‘평면성’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 평면성을 회화에 녹여낼 방법을 고민했죠. 색, 붓 놀림 같은 회화의 조형요소들이요. 그런 과정에서 제 가까이 있는 것들, 예를 들어 키우는 식물이나 꽃 같은 것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연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회화와 영상의 콜라보레이션
우선 생태습지에 가서 풍경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그 사진들을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생태습지를 한 장 한 장, 서로 연결되도록 그렸죠. 그리고 이 그림들을 파노라마처럼 이어 붙여서 영상을 만들었어요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듯한 효과도 함께 주었죠. 작품 주변엔 생태습지 식물도 함께 설치했어요. 영상 모니터에 사람이 다가가면, 프로그램 센서가 사람을 감지해서 화면이 바뀌어요. 사람들이 제 작품의 일부가 되어, 정말로 생태습지에 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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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or Wish
제가 생태습지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을 작품을 보는 사람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생태습지에 가서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저한텐 힐링의 시간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가장 본질적인 ‘자연’을 마주하면서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래서 작품 제목도 ‘Wish_바람’이에요. ‘바람이 분다’ 할 때의 바람이란 의미도 있고, ‘원하다’의 바람이란 의미도 있어요. 생태습지는 제 작품 안에서 바람이 부는 자연 공간, 혹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희망적인 공간이 되는 셈이죠. 

성찰의 시간
명작을 남긴 화가들을 보면, 전부 자연에 나가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요즘은 직접 나가기보단 사진이나 그래픽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사실, 그런 것들은 직접 눈으로 관찰해서 얻는 것까진 담지 못해요. 자연을 가까이서 접하고 직접 들여다볼수록, 자연의 진리, 회화의 이치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선 이번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생소했던 생태습지는 사실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는 깨달음, 작가로서 가장 베이스가 되는 부분인 자연에 대한 관찰, 대상에 대한 관심과 본질을 향해 파고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75 November, 2016 스페셜 이슈] 2016 프리메라 생태습지 아트 프로젝트 part1에서 이어집니다.
http://foundmag.co.kr/1188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