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번호
제목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 한강변 어디 풍경 좋은 장소나 다우닝가 10번지처럼 종로나 용산 어느 거리 한켠에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주변 건물과 분위기에 조화롭게 이웃하면서 적절한 크기와 용도의 공간들이 필요한 만큼 갖춰진 공간에서 국민들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지금의 슬픈 현실은 ...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Sully, 2016)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Sully, 2016)> 비좁은 땅이지만 작은 마당 하나를 두고 싶어서 고민하고 있다. 스케치를 하다가 찢어버리고 다시 그리기를 여러 번, 아무리해도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오질 않는다. 고작 열 평도 안되는 마당 하나가 뭐 그리 중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비좁은 땅일수록 집 내부와 연결된 작은 외부공간의 분위기...  
이창 (Rear Window. 1954) 영화 <이창(Rear Window, 1954)> 추억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리즈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이창(Rear Window. 1954)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보고 싶어지는 영화다. 히치콕의 영화들은 특유의 세트 설치가 유명한데 이창에선 특히나 도심의 복잡한 아파트 하나를 옮겨온 것 같은 큰 규모의 현실감 있는 공간을 만들어 ...  
문(門)이야기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공간적 배경은 호수 위에 떠있는 작은 암자다. 실제 촬영 장소는 주왕산 자락의 주산지인데 현실의 호수엔 아무것도 없다. 존재하지 않지만 영화는 호수 위에 암자를 띄워 인생을 네 계절로 나누어 각기 다른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이 암자로 돌아오는 장면마다 호수 어귀에서 배를 타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Medianeras, 2011 건축은 단순히 추위나 어둠 같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만 중요하지 않다. 잘 느끼진 못하지만 건축은 사실 우리 삶 전체를 장악하는 중요한 물리적 조건이다. 우리가 사는 집의 공간, 구조, 창밖의 풍경, 빛, 면적과 외부의 형태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태어나서 지금껏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딸...  
카트(Cart, 2014) 가야할 이유가 딱히 없어도 그냥 가는 데가 마트라곤 하지만 주말에도 마트, 생일에도 마트, 크리스마스에도 마트를 가는 생활 패턴은 뭔가 심란한 느낌을 들게 한다. 가서 쉬엄쉬엄 산책하며 시식 코너나 돌다 오면 다행인데 생각도 없던 물건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오는 것이 늘 문제다. 일단 사놓으면 다 쓰고 먹게 되어 있지요, 라는 생각이겠지만 글쎄 꼭...  
욕실에 대한 생각들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2012) 누구든 욕실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그 꿈은 대개 휴식, 행복, 따뜻함에 대한 것이다. 하루를 마칠 때 쯤 더운물이 가득한 욕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사라진다. 고민거리가 있을 때면 작은 욕조 안에서 정신적 위로를 받곤 한다. 몸의 배설을 위한 해우소가 화장실이라면, 마음의 배설을 위한 해우...  
보이후드(Boyhood, 2014) 엄마, 아빠, 9살 여자아이, 6살 남자아이가 사는 전원주택을 설계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태어나 살아온 아이들을 위해 젊은 부부는 진짜 집을 선물하고 싶었다. 유년기를 보내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두고두고 기억날 그런 집. 집이란 그렇게 누군가의 인생과 함께 살아가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 엄마는 말했다. 지금 내 인생엔 어떤 집의 기억이 남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cel, 2013) “좋은 집은 우리 잠재의식 속 어떤 공간과 닮아있는 것 같아요. 그런 집엔 특별한 냄새 같은 게 있습니다. 혹시 집의 냄새에 대해 생각해보신적 있으세요?” 얼마 전 시작한 단독주택 설계 첫 미팅에서 건축주에게 던진 질문이다. 건축주는 ‘글쎄요’ 하면서 곰곰이 생각을 더듬어 보는 눈치. 하지만 쉽게 답을 내놓지는 못...  
그래비티 (Gravity, 2013) 영화 <그래비티 (Gravity, 2013)> 착공을 앞둔 건물의 구조도면을 그리고 있다. 도면을 그리다보면 계속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것. 둘째 무너지지 않으면서 멋있어야 한다는 것. 통상 둘째까지 간다는 건 첫째는 이미 해결했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첫째만 해결하고 지어진 집들이 우리 주변에 훨씬 많다는 ...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영화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만약 어떤 인연의 시작과 끝을 둘 사이에 실제 존재했던 건축적 거리(Distance)로 설명할 수 있다면? 가령 아주 오래전 유럽 가는 비행기에서 만났던 그을린 피부의 매력적인 그녀가 내 옆자리가 아니라 좌석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앉는 바람에 긴 비행시간 동안 나와 어떤 인연을...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Little Forest: Summer & Autumn, 2014)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가끔 카레라이스를 만든다. 대단한 요리는 아니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면 기분이 좋아진다. 뭔가 간만에 보람 있는 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도 들고. 마음 복잡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 있을 때도 카레라이스를 만든다. 맛있는 카레라...  
About Facade 파사드에 대해서 어떤 표정들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서정주는 시 자화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식대로 ‘어떤 이는 그 건물 창에서 죄인을 읽고, 어떤 이는 그 건물 문에서 천치를 읽는다’라고 다시 중얼거려 본다. 실제로 그런 죄인 같은 건물과 천치 같은 건물을 꽤 많이 알고 있는 ...  
About Windows 창에 관하여 에드워드 호퍼의 창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그림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복잡한 감정이 있다. 그것은 어쩌면 문명시대의 태생적 우울감 같은 것으로, 세상이 정돈되고 세련되어 질수록 힘들어지는 인간의 상실감을 표현한다. 그런데 그 상실감은 그림 속에서 먼저 외로움, 절망감, 고독, 허무함 등으로 표현되다가 점차 동경, 작은 희망...  
Travel, Stay in between Space 여행, 사이에 머무르기 움직이는 성 어떤 영화 속의 공간은 관객에게 여행자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령 우리가 공항을 갈 때마다 늘 체감하는 현실 탈출의 설렘 같은 것 말이다. 그 설렘 속에서 우리는 이미 이국의 은밀한 정원과 골목을 배회하는 이방인이 되어버리고 만다. 나와 내가 아닌 다른 것, 그 둘의 사이를 거닐다가 그 안에...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Architecture 건축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짙은 회색 노출 콘크리트 벽면에 정오의 태양이 닿으니 냉랭했던 실내의 공기가 금새 펴진다. 칼날 같은 광선은 벽을 사선으로 잘라놓았다. 마침 의자가 딱 알맞은 곳에 놓여있다. 창 밖을 보니 건물 주변 풍경이 안쪽으로 강하게 밀려들어온다. 창의 프레임이 풍경을 보여주기...  
당신의 공간, 그대의 도시 Abou any special atmospheres that we love 우리가 사랑하는 어떤 특별한 분위기에 대해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의 에세이 ‘분위기(Atmospheres)’엔 ‘실체의 마법’이란 개념이 나온다. 실체의 마법이란 무엇일까. 한스 바움가르트너(Hans Baumgartner)가 1936년 찍은 탈색된 사진 한 장을 통해 페터 춤토르는 공간을 물리적인 공학적 덩어...  
We Shall Never Forget You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잊지 않겠다는 다짐 하나 2011년 3월 11일, 2만 명 넘게 희생된 동일본 대지진 참사. 그 현장을 둘러본 몇몇 일본 건축가들의 코멘트가 생각난다. 건축가 쿠마 켄고(Kuma Kengo)가 최근 신간을 통해 증언한 것처럼 철저하게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던 그들의 무기력한 심정은 ‘집단적 임사체험’이...  
Remembrance of Things Past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의 봄, 1979년과 1985년 처음 놀러간 동대문에서 딸은 동대문이 어딨냐고 물었다. 내가 “여기가 동대문이야”라고 답했을 땐 “아니 그게 아니라, 문이 어딨냐고 아빠”라고 다시 물었다. 아이의 궁금해 하는 표정을 보고는 그때서야 손으로 “저기 있어”라고 했는데 아이는 직접 보고 싶단다. 해서...  
Happiness of Slow City 느린 도시의 즐거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느린 사람들은 평판이 좋지 못하다.” 피에르 쌍소(Pierre Sansot)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의 첫 문장이다. 국내에 책의 초판이 나온 해가 2000년이니 벌써 14년 전인데 당시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잔뜩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