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

Hopeful Melody

Ha, Eunjee


학교를 박차고 나온 세상은 차가웠지만, 피아노 작곡가가 되고 싶었던 하은지의 세상에는 오로지 피아노 선율만이 자리했다. 꿈, 열정 그리고 희망의 멜로디가 작은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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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잔나비, 피아니스트 태경을 거쳐 선발된 네이버 뮤지션리그의 세 번째 주인공은 하은지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뮤지션리그는 그녀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꾸준히 곡을 발매하는 하은지의 앨범은 물론, 그녀의 연주 동영상을 자주 소개해줬던 것. 작은 보폭으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은 뮤지션리그라는 플랫폼을 만나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하은지는 자신을 자취생도, 하숙생도 아닌 자퇴생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개였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기 전에 편견 가득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하은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갔다. 그녀는 화장실 가는 시간이 아까워 피아노 앞에 앉아 연습을 했고, 직접 출판사를 컨택해 자신이 쓴 판타지 소설을 책으로 만들어냈다. 하고 싶은 일은 모든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열정을 원동력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은지의 이야기다.

 

# 특별한 인연, 뮤지션리그
뮤지션리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피아노 관련 카페에서 활동을 하면서 뮤지션들을 위한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작년 8월에 제가 생각한 포맷의 플랫폼이 나온 거예요. 그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파운드 매거진과 함께하는 ‘별 볼 일 있는 인터뷰’라는 게 새로 생겼더라구요. 인터뷰도 하고 화보촬영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전 기회가 주어지면 무조건 도전하자는 주의거든요. 근데 좋은 결과까지 나오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다른 팀들에 비해 독보적으로 많은 표를 얻었더라구요.

블로그나 페이스북으로 홍보를 많이 했어요. 친구들한테도 많이 알렸구요.

 

직접 참여하고 투표 받는 방식은 어땠나요?

저는 피아노 연주 음악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비주류에 속하는 음악인데 비주류는 아무래도 주류에 속한 음악보다는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나서야 하는 것 같아요. 시장이 작기도 하구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피아노 뮤지션들도 본인들이 블로그 운영을 하거든요. 같이 뭉쳐서 걸어가야 할 것 같아요.

 

연주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달랐겠어요.

여러 뮤지션들이 네이버 뮤지션리그라는 포맷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공개적인 장소고 네이버 자체가 큰 포털 사이트이기 때문에 메인 페이지에 한 번 뜨면 방문자 수가 높아지거든요. 음지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도 소개되는 경우가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예전에는 이런 공간이 없어서 조용히 활동하고 그랬는데 뮤지션리그를 통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뮤지션리그에 참여한 후에 어떤 기대감이 생겼나요?

아무래도 이런 인터뷰 기회도 뮤지션리그가 없다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뮤지션을 뒷받침해 주려는 노력을 실질적으로 네이버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도 지금 그 덕을 보고 있는 거죠. 메인 페이지에 소개가 됐을 때, 블로그 방문자 수도 많이 올라가고 저를 몰랐던 팬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저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아서 한 두 명만 팬으로 남아도 아주 큰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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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 안에서 틀 밖으로
작곡에 전념하고 싶어서 고등학교 때 자퇴를 했다구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아침 9시에 학교가면 밤 9시까지 야자를 포함해서 공부만 시키잖아요. 어느 날 문뜩 공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학을 공부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음표가 떠오르는데, 그걸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았구요. 행복하지 않았어요. 내몰리듯 학교생활을 하면서 누구를 위해 사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정말 내가 행복한 게 무엇일까, 난 음악을 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심하게 됐죠.

 

대부분은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충분히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심이 확고했나 봐요.

그 당시 저는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가면 다 똑같은 책을 보잖아요. 입시를 한다는 거 자체가 행복하지 않았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피아노 연습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그때는 열정과 패기가 가득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전 지금 행복해요.

 

후회한 적은요?

한 번도 없어요.

 

공부가 싫은 건 아니었구요? (웃음)

공부는 싫지는 않았는데 음악이 더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서 자퇴했다는 오해도 받았을 것 같아요.

편견 자체가 많았어요. 6년 전에 자퇴했는데, 엄마친구들이 어떻게 애를 고등학교를 안 보내냐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따로 문제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었는데 저는 정말 꿈과 제가 하고 싶은 것만을 위해서는 다 포기할 수 있었어요.

 

그런 인식 때문에 상처받은 적은 없어요?

제 이야기를 보시고 부정적이게 댓글 다는 분들이 있었어요. 학교 안에서도 할 수 있는데 회피하는 거 아니냐구요. 근데 저 자체가 원래 상처를 받지 않는 편이고, 음악에 대한 충고는 감사히 받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전혀 상처받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히려 힘을 주는 분들도 많아요. 자퇴생이 직접 쪽지나, 메일을 줄 때도 있었거든요.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자퇴에 편견이 있으셨던 분이 제 글을 읽으시고 “부끄러웠다. 응원하겠다”라고 말 했을 때 였어요.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았어요.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부모님도 반대를 하셨어요. 주변 시선도 그렇고 자기관리를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되고, 어린 마음에 결정한 건데 부모로서 잘하는 건지 고민이 됐다고 나중에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불안해하시는 부모님을 위해서 제가 어떻게 활동을 할 건지, 5년 안에 뭘 할 거고, 어떤 계획이 있는지 등을 A4 10페이지 분량으로 써서 보여드렸어요. 그때 부모님께서 제 마음을 알아주셨던 것 같아요.

 

시간 관리가 힘들었을 거 같아요.

그게 제일 문제였어요. 학교에 다니면 시스템대로 움직이면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모든 시간을 제가 조절해야 되잖아요. 부모님이 제일 많이 걱정하신 부분이었구요. 처음에는 동그란 시간 계획표를 다 짜서 생활했어요.

 

성격이 좀 독한 편이에요?

평소에는 아닌데, 하고 싶은 거나 이루고 싶은 게 있으면 집념이 강해져요. (웃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저 자신에 대해서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항상 있었어요.

 

5년 안에 이루겠다는 꿈을 다 이뤘나요?

기숙사 생활을 했었거든요. 자퇴하면서 기숙사 나올 때 제 친구가 5년 안에 네이버에 이름을 치면 나오게 하라고 그랬었어요. 올해 딱 5년째 되는데, 얼마 전에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그 약속 기억나냐고, 네 꿈을 하나 이룬 것 같다고. 그 말 듣고 내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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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로 전하는 희망
작곡은 언제부터 했어요?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동요를 만들었는데, 본격적으로 작곡한 건 자퇴하면서 부터예요.

 

피아노에는 왜 끌렸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악기가 피아노이기도 하고, 88개의 건반 아래에서 무한하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매력도 있구요.

 

음악은 어떤 식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저는 화성학을 배운 적이 없어요. 주변에 가르쳐 줄 사람이 없었고, 형편도 별로 안 좋았어요.  작곡을 전문적으로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런 것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튜브 틀어놓고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공연을 보면서 공부했어요. 이 부분은 전조가 이런 식으로 되는구나, 이 부분은 이런 악기가 들어가는구나, 하면서요. 지금도 이론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모방도 해보고 제 스타일로 바꿔보고, 편곡 버전을 만들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연습은 얼마나 해요?

예전에는 새벽기도 마치는 시간부터 종일 피아노만 쳤었어요. 지금도 4~5시간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음악감상도 열심히 하구요.

 

하루가 음악이네요?

저는 노는 것과 일하는 게 구분이 없어요. 피아노 치는 것도 놀면서 연습하는 거죠.

 

앨범을 만드는 건 또 다르잖아요. 레코딩 작업은 안 힘들었어요?

아직 미디 장비가 없어요. 그래서 녹음은 음반사 가서 신시사이저로 했었거든요. 이건 자랑 같지만,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서 거기 가서도 두세 번이면 녹음이 끝나요.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데, 작업 회전율이 빠른 편이에요?

곡은 감정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끊기면 안되니까 생각이 나면 그 자리에서 끝내거나 끝낼 때까지 일어나지 않아요. 지금도 160곡 정도 미발표 곡들이 있어요. 앨범 낸 건 그중에 20곡 정도밖에 안 돼요. 때를 기다려서 하나씩 내야죠. (웃음)

 

피아노곡은 다른 음악보다 개성을 나타내기 어려운데, 자기만의 개성이 뭐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은 모르겠는데 듣는 분들이 색깔이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별을 쫓는 아이’를 들으시고는 요즘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 잘 없다고, 특색 있다고 해주셨어요. 제가 안 배워서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코드 진행이 흔하지 않은 게 메리트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구요. 근데 어떤 분들은 특색이 없다는 분도 있어요. 그건 제가 더 노력을 해야 되는 거 같아요. 제가 부족한 걸 알지만, 저의 음악이니까 사랑해야죠.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음악들이 대체로 밝던데, 그런 방향을 지향해요?

목적을 세우지는 않고, 그 상황에서 흐르듯이 가는 편인데 그냥 저 자체가 밝은가 봐요. 우울한 곡은 잘 안 나와요. 

 

행복해요?

네, 항상 행복해요. 성격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사람들이 자기 음악을 듣고 뭘 느꼈으면 좋겠어요?

용기를 얻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병에 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았는데 우연히 제 블로그에 들어와서 음악을 듣고 엉엉 울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거든요. 그때 저도 같이 울었어요. 그런 말들이 저한테 가장 위로가 됐어요. ‘재능 있다, 앞으로 잘할 거 같다’라는 말보다요. 저는 힘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미래에 하은지라는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희망을 주는 하은지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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