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en Island
남이섬


서울에서는 전철로, 버스로, 혹은 자가용이 있다면 더욱 간편하게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가깝고 친근한 섬.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추억되다가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뒤엔 일본인 관광객들에게도 그 평온한 자연의 품을 허락한 곳. 푸르고 맑은 7월의 섬. 남이섬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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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구운 닭갈비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춘천행 전철은 만원이었다. 가족이나 연인, 혹은 또래들로 보이는 친구들이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수다를 떠는 것이 소풍 기분을 더한다. 한 시간 가량 달렸을까. 창밖으로 물이 보이고, 산이 보인다. 서울의 한가한 전철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깨끗한 시설의 가평역에 내려 쉽게 택시를 잡아타고 남이섬행 배가 뜨는 선착장으로 향했다. 빨리 남이섬 안에 발을 들이고픈 마음이 급한데, 선착장 주변에 즐비한 닭갈비 음식점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다. 식당 밖에서 초벌구이를 하고 있는 모습에 “밥부터 먹자”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서울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철판에 야채와 양념 닭고기를 함께 볶아주는 것보다 초벌구이가 되어 나오는 말 그대로의 닭‘갈비’에 도전했다. 워낙 담백한 닭고기에 기름까지 쪽 뺀 맛이 닭고기 매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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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의 섬 냄새
바닷물이 아닌 민물 안에 든 섬은 물 때문에, 산 때문에 상쾌하고 맑은 기운이 세다. 남이섬도 그랬다. 복작거리는 선착장을 서둘러 빠져나와 몇 걸음, 나무숲으로 발을 들여놓자마자 하늘을 가리는 키 큰 나무들이 즐비하고, 그 사이로 다람쥐가 보이고, 토끼가 깡총거린다. 너무 유명한 곳이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관광지’일 뿐이라 생각했건만, 첫 인상부터 기대를 넘어선다. 엄마, 아빠에 아이 둘까지 한 대의 자전거(물론 4명이 앉을 수 있게 개조된)에 나란히 타고 깔깔대는 소리가 반가운 것도 다 푸른 자연 때문이었을 것이다. 키 큰 나무들이 군락을 지어 서 있는 사이로 펼쳐진 환한 잔디밭엔 ‘출입금지’ 팻말이 없다. 울타리 밖에서 보기만 하라는 잔디밭이 아니라, 들어와서 뛰고 뒹굴어도 좋은 공간이다. 직접 발로 밟아 보고 깨닫는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풀과 흙의 느낌만으로도 춘천행을 서두른 주말의 아침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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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 않고, 불쾌하지 않은 편의 시설
남이섬을 목적지로 삼고 가장 걱정한 것은 도를 넘는 편의시설, 혹은 시끄러운 관광지나 유원지 느낌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싸 와서 먹고,(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쉽게 눈에 띈다.) 자전거를 타거나 물총을 쏘며 “꺅꺅”거리는 아이들이 숱한데도 평온한 섬의 분위기는 왜 그렇게 유명세를 타고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지의 이유가 될 법하다. 섬 안에는 호텔과 레스토랑, 공방, 수영장 등 다양한 편의 시설들이 있다. 잠깐 왔다 가도 좋고, 하루 이틀 쯤 묵어가도 좋다.(물을 앞에 두고 자리한 방갈로형은 BBQ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데 이건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다.) 숙소 정보를 보다가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섬 안의 숙박 시설에 TV는 있지만(그것도 일부), 인터넷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 가지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인터넷 같은 것은 잠깐 좀 끊고 살아도 괜찮은 곳이 여기, 바로 남이섬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제 곧 사그라질 여름이다. 푸름이 여전히 너무나도 짙을 8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여름 소풍 한 번 다녀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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