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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글을 처음 접했던 스무살의 내 감정이 그랬다.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들을 어쩌지도 못하고 동동거렸다. 쫓는 사냥꾼은 없는데, 쫓기는 노루와도 같았다. 언제 와르르 무너질 지 모르는 내 감정때문에 늘 불안했다.


일본소설을 좋아하고, 여류작가를 좋아하는 내가, 어쩌면 당연히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에쿠니 가오리. 읽을때마다 때론 깊은 우울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것을 기꺼히 즐기곤 한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여성스러운 문체와 섬세한 표현, 세밀한 관찰력에 언제나 반하게 된다. 매번 공감하게 되는 심연의 불안, 그리고 감정묘사. 이토록 서정적이며 덤덤하게 풀어내는 것은 그녀만의 재능이라 생각한다.

끝을 아는 연애만큼 애달픈 것이 없다.

여기 쇼코가 그랬다. 무츠키와 곤이 그랬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