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untry of You and I
My Moth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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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늘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가겟방 하나 가려면 초등학생 걸음으로 한 시간 이상은 걸어야 했던 그 시골 집, 이름하야 ‘할먼네’. 그 집에서는 방안에서도 나무냄새, 풀냄새가 났고, 이 방과 저 방을 연결하는 긴 대청마루를 ‘다다다’ 달리다보면 넓은 마당과 제비집, 수돗가가 보이고, 부뚜막을 지나면 대나무 숲이 보였다. 그러다 가만히 앉아 창 너머 숲을 보고 있으면 고즈넉하게 들어오는 빛이며 바람소리, 새소리에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어버리곤 했다. 그곳에서 쉬고 나면 도심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충전의 공간. 새로운 것만큼 아니, 그보다 좋은 것이 옛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전시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쳐있는 나 자신에게 옛 기억에 기대 잠시 쉬며, 따뜻하고 그리운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삶의 환경과 공간을 테마로 사라져 가는 우리전통을 한 컷 한 컷 마음으로 담아내고 있는 주명덕 작가의 <My Motherland-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展이 9월 25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통에 대한 존중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전통을 고수하는 것은 <인간극장>에나 나올 법한 일이다. 전통 공간은 작가의 시각을 통해 작품으로 아름답게 보존되고 기록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편리해야만 하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그 아름다운 공간들은 그저 그리운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것이다. 작가에게 Motherland 즉, 조국은 어머니의 고향이고 자식에게 물려줄 소중한 가치이나 미학이었다. 그 원형을 사진으로 기록해 미적인 가치를 더하고 문화의 유산으로 남기는 것, 이것이 사진가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문명, 풍요, 공해 같은 개념과 상관없는 내 나라가 지닌 고유한 전통과 특색을 보존하고 싶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나의 정일이에게 그대로 물러주고 싶다. 우리 겨레가 마음 같이 지니고 있는 마음속의 풍요로운 조국을 나의 사진을 통해서라도 그대로 전해주고 싶을 뿐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업의 목적을 밝힌 글의 일부이다.
흑백 사진이 주는 옛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을 심미적으로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나의 어머니, 나의 할머니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나 그들의 시선과 감성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 조카나 부모님과 함께 가볍게 민속촌을 관람하는 기분으로 구경하고 설명해주면서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계단을 오르는 게 좀 힘들겠지만, 각 층마다 마련되어 있는 휴식 공간의 통 창 너머 시원하게 펼쳐진 나무숲이 작품 속 그것이라 해도 손색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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