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 X 뮤지션리그
His Own Path
O3OHN

오존(O3ohn)은 올 10월 첫 EP <[O]>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다. 오존의 음악은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낯설거나 불편하지 않으며 일상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든다. 오존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음악으로 풀어내는 뮤지션이다. 즐길 수 있는 일이면 장르와 상관없이 시도하는 오존은 어느새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처음 만난 오존에게서 고요함과 단단함을 보았다. 고요함 속에 숨겨진 단단함, 그건 그의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바와 같았다.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 바로가기 > http://music.naver.com/musicianLeague/contents/list.nhn

_MG_2476_수정.jpg
Top, Pants_Beslow

# [O]
첫 EP <[O]>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저와 제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 앨범입니다. 첫 앨범이니까, 나한테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나 친구의 경험을 갖고 곡을 쓴 게 많아요. 앨범 이름 <[O]>에도 여러 의미가 있어요. 제 이름 오준호의 O, 활동명인 오존의 O, 또 울퉁불퉁한 뭔가가 계속 깎이면 원이 되잖아요, 그 의미도 있어요. 이렇게 많은 뜻을 넣으려다보니 대괄호가 필요했어요.

앨범을 듣다 보면 모든 트랙이 다 통한다고 느껴져요. 관통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일부러 그렇게 곡을 골랐어요. 이질감이 느껴지는 노래는 뺐어요. 모든 곡들이 되게 슬퍼요. 감정의 결이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느껴지는 결이 비슷하기를 바랐어요. 곡 순서에도 굉장히 신경 썼어요. 앨범 단위로 들어도 한 곡을 듣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들을 수 있는 앨범이 되기를 원했거든요.

곡 작업을 할 때 어디서 영감을 받아요? 
가사는 경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쓰는 편이구요. 하고 싶었던 말, 혹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라든가…. 제 노래에는 전부 특정한 대상이 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죠. 작곡은 보통 우연히 하게 돼요. 첫 번째 곡 ‘어’는 옛날에 녹음해놓은 음성메모에서 시작된 거예요. 기타 연습하다가 남겨놨던 걸로요. 두 번째 곡 ‘Untitled01’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악기 소리를 뒤지다가 우연히 오르간 소리를 눌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거예요. 그걸 딩동거리다가 만들게 됐어요. 전 코드도 잘 모르고, 뭐가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거의 그런 식으로 우연히 시작된 곡이 많아요.

아트워크도 직접 그린 거라고 들었어요. 
그냥 낙서하듯이 그렸어요. 딱히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에요. 글씨는 하와이(Hawaii)라고 써있거든요? 왜 그걸 쓰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막 그리고 막 쓴 거예요. 그냥 무심결에 그린 그 그림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꼈어요. 앨범이랑 잘 맞는 느낌도 들었구요.

O3ohn_O.jpg
O3ohn <O>

# 오존 In The Town
오존씨는 솔로로 활동한 기간보다 ‘신세하 앤 더 타운(Xin Seha And The Town)’으로 활동한 기간이 길어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신)세하랑은 초중고 동창이에요. 친해진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구요. 고2 때 같은 반이 되면서 음악을 공유하다가 우리끼리 음악 한번 해보자해서 한 곡인가 만들고 끝냈죠. 그러다 제가 전역한 2015년 초에 갑자기 세하가 앨범을 내는데 기타 좀 쳐줄 수 없냐고 묻더라구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의 시작은 그때였던 것 같아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의 음악과 오존 앨범의 느낌이 많이 달라요. 원래 오존은 어떤 음악을 추구해요? 
사실 이제까지 세하 앨범을 만들 때 제가 참여한 건 아무 것도 없어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은 공연만 같이 해온 거죠. 이번에 나올 세하 앨범부터는 기타나 편곡에 조금씩 참여할 거긴 하지만요. 음악을 세하한테 많이 배웠어요. 원래 언니네 이발관, 한희정, 뜨거운 감자 같은 한국 인디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러다 세하가 프린스(Prince) 들어보라고 해서 들어보고, 흑인음악 들어보고 하면서 취향이 달라지게 됐어요. 전에 좋아하던 음악과 새롭게 좋아하게 된 음악이 섞여서 제가 추구하는 음악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신세하, 콴돌(Quandol), 오존은 성향이 닮은 듯 달라 보여요. 성향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게 어렵진 않아요? 
음…. 재미있어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은 저, 콴돌 형, 세하 모두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하거든요. 밴드 자체도 너무 즐겁구요. 콴돌 형은 DJ 활동을 많이 하고, 저도 제 음악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우리 둘 다 세하의 음악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다들 즐기면서 하고 있어서 어려운 건 없어요.

신세하 앤 더 타운은 프로젝트성이라고 들었어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예정이에요? 
당분간은요. 죽을 때까지 이 밴드를 해야 돼 이런 게 아니거든요. 지금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어서 하는 건데 당분간은 계속할 거예요. 언젠가 못하게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가볍게 하는 거니까 깊게 생각 안 하고 있어요.

_MG_2378.jpg
Jacket, Top_Beslow / Pants, Beanie_YMCL KY / Shoes_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오존의 음악
오존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 신세하와 함께하면서부터인가요? 
세하 음악에 참여하게 된 때와 제 음악을 시작하게 된 시기가 겹쳐요. 밴드 시작한 게 2015년도 1월이었는데 제가 전역을 그 해 1월 1일에 했거든요? 군대에 있으면서 음악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전역 직전에 작업실 얻고 시작하던 참에 세하와도 함께하게 된 거죠. 그때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전에 음악을 공부한 건 아니었어요? 
음악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음악 듣는 걸 너무 좋아했죠. 중학교 때 밴드부를 하면서 기타를 치게 됐는데 좋아서 하는 거니까 부담이 없었어요. 딱 뭔가 해내야지, 이뤄야지! 이런 게 아니었으니까. 자연스레 ‘음악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맘이 이렇게 이어졌네요.

활동명인 ‘오존’의 표기가 ‘O3ohn’으로 독특해요. 
원래 러시아어를 전공했어요. 러시아어에서 알파벳 J가 숫자 3이랑 똑같이 생겼어요. 처음엔 그래서 저렇게 표기하게 된 건데, 또 찾아보니 ‘O3’가 원소기호로 오존이더라구요? (웃음) 아, 이게 맞아떨어진다 해서 하게 된 거죠.

인스타그램이나 라이브 영상을 보면 스타일도 개성 있고 멋져요. 뮤지션으로서 비주얼적 측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래는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비주얼도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노력해보려고 하는데 아직 어렵네요.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고 싶어요? 
제일 멋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아, 저 사람은 진짜 예술가다!’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이요. 기행을 일삼아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 풍기는 이미지 자체가 진짜 근사한 예술가처럼 보이는 사람이요. 그렇게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아직 한참 멀었죠.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그레고리 포터(Gregory Porter)의 곡을 커버한 영상을 봤어요. 어떤 뮤지션들을 좋아해요? 
너무 많은데…. 기타를 다시 열심히 치게 된 계기는 존 메이어(John Mayer) 때문입니다. 제 영웅, 제 아이돌이에요. 또 브라운아이드소울, 언니네 이발관, 뜨거운 감자, 토마스 쿡, 다니엘 시저(Daniel Caesar), 모세 섬니(Moses Sumney)…. 아, 커버 영상을 올린 프랭크 오션(Frank Ocean)도 정말 좋아해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고, 곡도 쓰고,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너무 멋져요.

존 메이어를 알기 전에는 기타가 재미없었어요? 
중학교 때 처음 일렉 기타를 샀어요. 근데 잠깐 합주할 때만 치고 방치해뒀죠. 한 4~5년 안 치다가 존 메이어를 듣고 통기타를 샀어요. 다시 기타를 치게 된 거죠. 존 메이어를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새로 열리는 걸 느꼈어요.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부터 주구장창 맨날 들었어요. 아직도 매일 듣고요. 그는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뮤지션리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아…. 이거 1등하면 돈 준다고 그래가지고. (웃음) 아니, 사운드클라우드 재생수가 기대도 안 했는데 엄청 높아지는 거예요. 물론 사운드클라우드로도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지만, 수익적으로 아티스트에게 좋은 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데 뮤지션리그는 지원금을 주신다니까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뮤지션리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단순히 금전적 측면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나고 보니까 네이버라는 사이트가 되게 크잖아요. 그 메인에 노출된다는 게 큰 힘이 되더라구요. 노출되고 나니까 들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순위도 많이 올랐어요. 영향력이 강한 네이버를 플랫폼으로 한다는 게 엄청난 장점인 것 같아요.

뮤지션리그에 올라오는 다른 뮤지션의 영상도 자주 봐요? 
사실 잘 안 봐요. 음악을 늦게 시작했다는 부담감이 커서 잘하는 사람을 보면 되게 무섭거든요. 부담도 되고. 그래서 거의 안 보려 해요. 친한 뮤지션 영상이 올라오면 찾아보는 정도?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보면 힘들어져서 잘 안 보려고 해요. 내 음악만 올려놓고 도망가고 그래요. (웃음)

_MG_2404.jpg
Jacket, Top_Beslow / Pants, Beanie_YMCL KY / Shoes_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혹시 아티스트로서 뮤지션리그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뮤지션리그는 저 같은 신인 아티스트에게 너무 좋은 기회예요. 아티스트들한테 기회를 주려고 네이버 뮤직이 많이 노력하시는 게 보여요. 개인적으로 원래 네이버 뮤직을 쓰거든요. 그 어플로 그냥 들을 수 있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올리는 것도 진짜 쉽구…. 불편한 게 하나도 없어요.

노래하고 기타도 치고, 곡도 써요. 지난번엔 디제잉도 했다고 들었어요. 모든 걸 다 잘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냥 궁금해요. 음악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너무 궁금하고 해보고 싶어요. 어쨌든 언젠가 다 도움이 될 거잖아요. 그게 아니라도 일단 너무 재미가 있구요.
그러면 언젠가 새로운 요소가 들어간 음악이 나올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도 되게 궁금해요. 이것저것 너무 재미있으니까, 나중에 어떤 음악을 만들게 될지 기대돼요.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뮤직비디오 찍어준 형이 다큐멘터리 음악 만드는 걸 제안했어요. 처음에는 겁먹었죠. 타이틀이 음악 감독이잖아요. 그런데 부담 갖지 말고 이미 만들어둔 음악을 쓰거나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도 된다고 해서 해봤는데 그 작업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이런 식으로 음악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뮤지션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어…. 일단 진짜 멋진 사람들이랑 같이 작업하고 교류하고, 그냥 친구도 되고 싶어요. 말도 안 되게 멋있는 사람들이랑요. 또 하나는 계속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거요.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음악도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직은 사람들이 정확히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잘 모르겠구요. 다음 음악을 내면 뭔가 보이겠죠? (웃음)



093d4a412146220780870bb29d1400ed.jpg
네이버 뮤지션리그는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음악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창작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뮤지션을 위한 다양한 혜택은 물론, 숨은 아티스트들의 멋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지션리그, 지금 함께해보세요!